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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사업내용

현대일본 생활세계 연구의 세계적 거점 구축

HK사업소개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는 2004년 11월 학내 일본연구의 거점 기관으로서 출범한 이래 한국의 일본지역연구의 발전을 위한 학술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면서 종합적 일본연구기관으로서의 기반을 다져왔다. 2008년 11월에는 한국연구재단(구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인문한국(Humanities Korea, 이하 HK)지원사업에서 해외지역연구분야의 지원 대상 연구소로 선정되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였다.

본 연구소는 '현대일본 생활세계 연구의 세계적 거점 구축'을 HK사업 아젠다로 설정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소는 현대 일본인의 실존적 삶이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생활세계를 장기간에 걸친 경험적 연구를 통해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이러한 연구활동을 통해 현대일본에 대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지식의 생산과 축적을 추구한다. 나아가 국내외를 넘나드는 폭넓은 연구교류를 통해 연구성과의 공공성을 확보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본 연구소는 <기반(인프라)>에 해당하는 '인력, 제도, 공간'의 견실한 토대 위에서 안정적인 <연구성과 창출>을 위한 체제를 구축하고, 그 위에 <연구성과 서비스>와 <연구교류 네트워크 형성>이 선순환 관계를 이루는 사업 운영의 구도를 설정하고 있다.

주제 선정
배경과 목적

현대 일본은 패전과 전후개혁→고도성장→탈성장과 후기자본주의→장기 경제 불황과 정치적 보수화의 단계를 거치며 지속적인 변화와 재편을 경험해 왔다. 특히 1980년대 중후반 이후 가속화된 사회전반의 글로벌화는 전후 일본사회가 고도성장기를 겪으면서 확립시켜 온 제도적 틀과 문화적 '믿음'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후형 일본사회를 근저에서 뒷받침해 온 '정체성'과 '경계' 들이 동요하면서 일본형 모델의 '붕괴'를 주장하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사회의 발전단계에 따른 필연적인 '재편 과정'이라는 진단도 제시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로 현대 일본사회는 복합성을 띠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일본형 모델의 '붕괴'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여전히 '전통적' 제도와 관념은 해체된 듯 보이면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재등장하고 있다. 동시에 후기 산업사회 문명이 갖는 전 지구적인 문화적 징후들도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 이런 여러 요소들이 결합하여 현대 일본인들의 삶과 의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거품 붕괴' 이후 1990년대 일본은 흔히 '잃어버린 10년'이라 일컬어지지만, 인간의 구체적인 삶의 현장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다양한 역동적인 움직임과 새로운 시도들을 볼 수가 있다. 오늘날 일본지역연구는 그러한 복잡성과 역동성을 섬세히 포착하면서 일본사회의 구조적 변동과 개인의 삶이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소가 종합적인 일본연구를 위한 키워드를 '생활세계'로 설정한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 같은 인식에 있다.

해방 이후 한국의 일본연구는 한편으로는 민족주의적 영향 하에 '탈식민'을 위한 '이념적' 목적의식에 좌우되거나 '실용성'을 근거로 따라 잡아야 할 모델로서 접근하는 경향이 강했다. 한편 일본어 문학을 중심으로 한 인문학적 연구는 현재 일본사회의 맥락성과 역사성에서 상대적으로 거리를 둔 채 진행됨으로써 당대의 쟁점에 대한 현실적합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한일 간의 역사적, 정치적 '근접성'은 몇 가지 단순화된 이미지와 틀에 의거해서 일본을 파악하게 만들어 일본 관련 지식의 지나친 '쏠림' 현상을 유발했고, 결과적으로 일본연구의 보편화(세계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본연구와 연동된 지식 창출)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일본연구가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서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현대 일본인의 삶과 의식의 실체에 대한 객관적이고 체계화된 지식 축적이 절실하다. 본 연구소는 '현대 일본의 생활세계'를 장기간에 걸친 경험적 연구를 통해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이를 축으로 하여 일본에 관한 학문적 담론을 선도할 수 있는 세계적인 연구 거점을 구축하고자 한다.

일본연구소의
연구활동 방향

저출산·고령화, 격차 확대, 다문화화, 환경 문제 등등 최근 일본사회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현상들은 상당 부분 한국사회에도 유사한 형태로 존재하거나 국경을 넘어서 공유되는 문제들이다. 거시적인 흐름, 구조적 변동이 생활세계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자신의 생존과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주체와 시스템이 형성되는지, 이러한 점들을 탐구함으로써 미래를 전망하고, 국경을 넘어서 공유되고 있는 문제들(과제의 권역화, 글로벌화)에 함께 대응해갈 수 있는 주체와 동력의 형성에도 공헌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일본의 생활세계 연구는 한일간의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에 기여한다는 본 연구소의 설립 취지에도 부합된다. 미래를 지향한다는 것은 과거의 역사를 잊는다거나 덮어두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역사적인 유산의 계승과 극복이라는 차원에서도, 현재와 미래의 사회적 과제에 대응하여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도 새로운 일본연구의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생활세계'는 그런 점에서도 의미있는 연구 영역이라고 하겠다.

이상과 같은 문제의식 하에 향후 10년간 본 연구소는 '정체성과 경계의 변용과 재편'이란 분석 틀을 통해 현대 일본의 생활세계에서 진행되어 온, 그리고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차원의 역학을 조망하고자 한다. 젠더, 세대, 민족, 계층, 지역 등을 중심축으로 벌어지는 정체성과 경계의 변화와 재편 양상을 분석하고, 삶의 가치, 가족과 공동체, 일과 여가 등의 영역을 둘러싼 일본인들의 의식과 욕망의 변화상을 조망함으로써 현대 일본의 생활세계에 대한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의 축적을 도모한다.

현대 일본의 생화세계에 대한 총체적 연구를 위해 본 연구는 인문학자와 사회과학자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생화세계의 핵심을 구성하는 공동체, 정체성, 의식과 욕망, 일상과 실천의 역학을 심도 있게 조망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존재성의 문제에 천착해 온 인문학적 시야와 역사적 맥락성을 중시하는 사회과학적 관점이 꼭 필요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축적된 한국 내 일본학 연구진, 특히 보다 넓은 시야를 갖춘 인문학 연구자들과 보다 연성(soft)의 방법론과 관점을 갖춘 사회과학자의 등장으로 기존의 일본 연구와는 획기적으로 다른 일본연구를 시도할 기반이 갖추어 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는 인문사회과학을 아우르는 유연한 시각을 갖춘 연구자들이 시너지효과를 내며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와 장을 제공하고 연구활동을 최대한 뒷받침함으로써 장기적인 비전으로 한국의 일본연구를 비약적으로 도약시키고자 한다.

주제군과
중범위 주제
아젠다
세부수행계획
장기목표와
1단계 연구과제

본 연구소가 HK 사업을 개시하면서 장기적 목표로 삼은 것은,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소통과 융합을 통한 새로운 일본연구의 모델 구축>이다. 다시 말해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인류학, 법학 등의 사회과학 연구자, 그리고 문학, 사학, 철학 등의 인문학 연구자가 한 데 모여 각각의 학문 영역에서 바라본 일본의 단면을 정밀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이를 전통적 학문 영역의 경계를 횡단하여 구성된 공동연구 속에서 종합하여 총체적 일본상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알던 일본을 깨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1단계 연구과제로 설정된 것이 <현대일본의 생활세계에서 나타나는 정체성과 경계의 변용과 재편의 역학 규명>이다. 이는 과거 한국의 일본연구가 식민역사 극복이라는 민족적 과제에 복무한다는 목적의식이 지나친 나머지 현대일본을 구성하는 다양한 모습을 간과하거나, 일본을 발전모델로 상정하는 실용주의의 관점에서 일본의 특수한 모습을 강조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는 반성에 기초하여, 일본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하는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2단계
연구과제

2단계 아젠다의 주제어는 <구조변동>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지위가 역전됨으로써 근대 이래 일본이 익숙했던 국제지형에 큰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국내적으로는 민주당의 정권 장악으로 55년체제 출현 이후 최초로 정치권력의 '수평이동'이 일어났으며, 장기침체와 본격적인 격차사회로의 진입이 확인되면서 일본사회의 구조변동이 생활세계에서 현실의 것으로 의식되기 시작했다.지금 일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대변동이 시작되는 입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2단계 아젠다가 <구조변동>에 초점을 맞추어 설정된 것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 <구조변동>은 근대 산업화 이후 인류의 새로운 미래설계와 맞물리는 것으로, 이에 대한 연구는 지역에 대한 지식체계로서의 지역연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반추하면서 미래를 기획하는 거대담론의 부활을 선도하는 의미를 지닐 것이다.

한편, 본 연구소는 <사회과학적 일본지역연구와 인문학적 일본학의 소통과 융합>을 지속적으로 시도하여, <새로운 일본연구의 토양 다지기>를 위해 배가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이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창출하고, 이를 실제 일본사회 분석에 적용하여 <새로운 일본연구의 뿌리 내리기>를 시도할 것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현지조사를 전개하면서 자료 분석과 이론연구의 통합을 시도하여, <새로운 연구주제로의 가지 뻗기>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3단계
연구과제

3단계 아젠다의 주제는 [전후 일본의 구조적 대전환과 생활세계의 재편]이다. 1990년대 이후 지난 20년간 일본사회에서 발생한 구조변동은 우리가 친숙했던 ‘전후 일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사회를 초래했다. 최근 들어, 소수자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가 빈발한 데서도 드러나듯이, 정치적 영역의 보수화는 일상에까지 깊숙이 침투했다. 또한 장기불황을 거치면서 일본사회를 뒷받침했던 제도가 가족관계와 같은 미시적 차원에서부터 고용시스템, 그리고 기업과 정부의 관계라는 거시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구조적 대전환에 대응해 ‘탈전후’에 대한 사상적 모색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소는 10년간의 HK사업을 마무리하는 3단계에서 ‘전후 일본’이 크게 변모하는 양상을 정치, 경제, 사상, 사회문화의 차원에서 횡단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특히 연구내용의 다각화를 도모하기 위해 4년간의 연구 기간을 2단계로 나누어 기획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실체제로의
개편

본 연구소는 2단계에서 HK아젠다로 제시한 연구 목표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해외지역연구소로서 종합적인 일본연구가 가능한 조직적 기반을 만들기 위해 전문영역별로 4개의 연구실을 신설하였다. 또한 중대한 시의적 문제에 학술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특별기회연구팀으로 '동일본대진재와 사회변동' 연구팀을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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