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2026년 9월 29일, 제303회 일본전문가 초청 세미나가 서울대 국제대학원 GL룸과 온라인 Zoom에서 개최되었다. 하이브리드 강연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김유성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홍재 한국학 펠로가 “냉전기 일본의 인터미디어: 환경, 기술, 그리고 문화정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자는 1960년대 일본에서 부상한 ‘환경(環境)’과 ‘인터미디어(intermedia)’ 개념에 주목하여, 고도성장과 도시화, 전자매체의 일상화를 배경으로 기존 장르의 경계를 넘어 빛·소리·신체를 결합하는 새로운 예술적 실천이 등장한 과정을 살펴보았다. 특히 이이무라 타카히코(飯村隆彦)의 활동과 1969년 「크로스토크 인터미디어(Cross Talk Intermedia)」를 중심으로, 영상·음향·건축과 관객의 신체가 결합하면서 ‘환경’이 구성되는 양상을 분석하였다.
또한 이러한 인터미디어 실험이 일본과 미국 예술가들의 교류뿐 아니라 미국문화원과 미국공보처(USIA), 재단과 기업의 후원, 기술과 장비의 제공 등 냉전기 문화교류의 물질적·제도적 조건 속에서 이루어졌음을 지적하였다. 이어 이러한 실험이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Expo ’70)의 대규모 매체 실험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인터미디어가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확장하고 관객의 새로운 신체적·감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 동시에 국가·기업이 제시하는 기술적 미래상과 냉전기 문화정치의 조건 속에서 전개되었다는 양가성을 강조하였다.
토론에서는 1960년대 인터미디어를 분화된 감각과 매체가 다시 ‘환경’ 속에서 연결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냉전기의 문화정치와 어떠한 관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또한 당시 실험적 예술의 성립 배경과 이후의 변화, 엑스포를 둘러싼 예술가들의 다양한 입장도 함께 검토되었으며, 발표자는 인터미디어를 국가 동원의 산물로만 보지 않고 그 실험을 가능하게 한 역사적·지정학적 조건과 미일 간 비대칭적 관계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