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
현재 일본을 보여주는 대부분의 지표는 일본이 더 이상 성장이나 팽창을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축소’되어 가고 있음을,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그러한 축소시대의 도래를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 것임을 예감하게 한다. 이 연구에서는 바로 그러한 일본의 미래를 예감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움직임을 포착하여 비판적으로 고찰하며, 그로부터 일본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미래를 향한 시사를 얻고자 한다. 축소의 시작은 당연히 인구, 즉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의 감소다. 그리고 인구에 관한 전망이나 진단은 대개 ‘현재’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치담론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누군가(대개는 정부) 미래가 위기일 것이라 상상하면서, 그것을 명분으로 삼아 현재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인구가 활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정치적 상상이 항상 억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그리고 부정적인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 대한 불온한 상상에 동의를 해서든 목전에서 진행중인 변화에 자극을 받아서든, 사람들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대응의 방식이 결코 다시 인구를 늘리자는, 혹은 과거의 성장을 회복하자는 식의 단순한 일차방정식이 될 수는 없다. 누군가는(이 또한 대개는 정부) 인구감소로 인한 불안한 미래를 상상하며 그 극복을 위한 각종 정책의 고안에 매달리거나 특정 대상의 희생을 요구할 때,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축소사회의 도래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혹은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내기 위해 다양한 상상을 하며 연대를 모색하고 시도한다. 물론 그러한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나 시행착오도 피할 수는 없다. 이 연구에서는 그렇게 축소사회 일본을 향하는, 매끄럽기보다는 울퉁불퉁하고 삐걱거리는 서로 다른 시선과 대응을 다루고자 한다. 기본적으로는 인구의 ‘변동’을 기점으로 출발하여 연쇄적으로 확산되는 일본 사회의 다양한 변화의 양상을 통시적으로, 그리고 실증적으로 파악하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근대 일본의 우생학과 연결된 인구정치에서 시작하여, 출산과 육아, 이민과 배외주의, 도시와 지방, AI와 노동, 돌봄과 복지와 같은 익숙한 주제에 더하여, 의식주를 비롯한 라이프스타일, 생산과 소비, 국방전략 등의 변화와 같은 현대 일본의 변화를 지배하는 대부분의 이슈가 포함될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상상을 담은 예술적(문화적・문학적) 접근이나 SDGs와 관련한 접근도 가능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관심 위에서 연구의 주제는 무엇이든 가능하나, 축소하는 사회의 미래를 비관 혹은 낙관하기 위한 근거를 찾거나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안하려는 의도를 갖지는 않는다. 당연하게도 일차적인 목적은 축소사회 일본에 대한 다각적인 파악과 종합적인 이해일 것이며, 이상과 같은 연구의 과정에서 그리고 연구의 성과를 통해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유사한 문제에 대한 유의미한 통찰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HK+사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 주제를 공동연구의 주제로 삼으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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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책임자 | 이은경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 일본의 인구정책과 여성: 임신 중절의 역사적 변천과 그 쟁점 |
공동연구원 | 김효진(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 일본 주류 매스미디어의 성소수자 표상: BL드라마의 사례를 중심으로 |
조관자(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 재해다발 인구감소 사회와 지속가능한 행복(웰빙) | |
정신혁(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 개발, 보전, 그리고 '생존': 오키나와 반환(1972) 이후 이리오모테(西表)섬에서의 자연 보전 정책과 지역사회의 대응 | |
박완(숙명여자대학교 일본학과) | 저출생으로 보는 일본의 자위대 인원 문제와 징병제 논쟁 | |
박지환(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 다종족화하는 일본 사회에서 이주 배경 청소년의 교육적 포섭 | |
이호상(인천대 일본지역문화학과) | 인구감소시대 일본의 인프라 노후화 문제에 대한 고찰 | |
조교 | 홍유진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박사과정) |
설명 |
이 연구는 안팎의 구조적 위기에 놓인 일본사회에서 이런 위기들에 맞선 다양한 실천의 사례들을 발굴, 소개하고, 이를 통해 ‘위기’의 서사를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의 일본 이미지를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연구에서는 이런 위기에 맞서는 움직임을 ‘대항실천’으로 정의하고, 여기에 사회운동과 같은 행동들뿐만 아니라 대안을 촉구하기 위한 사상적, 문화적, 학문적 실천들도 포함시켜 일본사회의 다양한 동태를 드러내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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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책임자 | 서동주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 3•11 이후 ‘포스트 전후’의 개념화를 둘러싼 담론적 실천 |
공동연구원 | 정지희(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 위험사회 일본, 위기의 공영방송: 재난의 일상화와 NHK의 공적 책무 재정립 |
남기정(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 전후평화주의의 세 갈래 길: ‘반파시즘’, ‘반침략’, ‘반전’의 길항 | |
김태진(동국대학교 일본학과) | 일본의 새로운 좌익과 기후위기: 사이토 고헤이(斎藤幸平) 현상을 중심으로 | |
오은정(강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 후쿠시마, 원전에 기대지 않는 지역 만들기: 대항의 가능성 혹은 그 실패기 | |
조현정(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 탈자본주의와 인류세의 생존 전략으로서 일본 목조 건축 | |
최종민(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선임연구원) | 일본의 사용후핵연료를 둘러싼 지역간 불평등 구조: 아오모리현을 중심으로 | |
김욱(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선임연구원) | 재난 이전의 환상에서 초래된 대항실천: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기사단장 죽이기(騎士団長殺し)』를 중심으로 | |
조교 | 도채현(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