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는 2004년에 개소한 이후, 한국에서 '일본을 보는 창'이 되어 '일본에 관한 학술적 연구의 국제적 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 동안 김용덕, 한영혜, 박철희, 김현철 선생님 등께서 이끌어 오시면서 연구기반을 조직화하고 제도화하여 연구 및 학술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고, 연구 성과를 대중화하는 한편 국제화하는 데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나아가 일본의 일본연구에 견주어 손색이 없고, 분야에 따라서는 일본인이 아니라서 할 수 있는 주제를 찾아 이를 수행하여 국제적 일본연구의 중심이 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2008년부터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HK사업 및 HK+사업을 실시해 오면서 연구 및 학술 활동, 출판, 도서자료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회 공헌, 차세대 육성 등 여러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에 힘입어 서울대학교 교내 우수연구소 평가에서 4회 연속 최우수연구소로 선정되고 HK사업 10년 총괄 평가에서도 우수 평가를 받는 등 대학 연구소의 모범 사례로 꼽히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일본연구소가 늘 과제로 삼아 왔던 것은 '일본을 제대로 아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늘 그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우리에게 일본이라는 대상이 늘 '난감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일본은 과거사 문제에서는 뛰어넘기의 대상이었던 반면, 발전모델로서 따라잡기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성공적인 산업화와 민주화를 배경으로 어느 사이 일본은 질문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악화된 한일관계가 일본에 대한 관심을 가까스로 유지해 주는 역설이 존재하며, 지정학의 대유행 속에서 지역학의 효용 없음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일본연구소는 지역으로서 일본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또한 이념적이거나 실용적이거나 어느 한쪽의 입장에서 과장되어 강조되는 단편적인 사실들을 크게 엮어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일본을 보는 보편적인 시각을 넘어 세계를 향한 보편적인 시야를 획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지역연구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그 성과들을 더욱 많은 사람과 나누어 공유할 단계에 진입했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는 한국의 일본연구가 가지는 고유한 경험을 세계의 연구자들과 공유하고 교류하며 새로운 지역연구로서 일본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적극 기여하고자 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