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2025년 3월 25일, 제292회 일본전문가 초청세미나가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개최되었다. 현장과 온라인 각 10여 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사카사이 아키토(逆井聡人) 도쿄대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언어정보과학전공 준교수가 <“저항시인”의 멍에에서 벗어나:1950년대 국민문학론과 야마노구치 바쿠(山之口貘)(「抵抗詩人」の軛から抜け出して―1950年代の国民文学論と山之口貘―)”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오키나와 출신 시인 야마노구치 바쿠(山之口貘, 1903~1963)와 그의 시 「자기소개」(自己紹介)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 이번 강연은, 그의 작품과 동료 시인 가네코 미쓰하루(金子光晴)와의 관계 등을 통해, 야마노구치 바쿠가 오랫동안 “저항시인”으로 인식되어 온 배경을 설명하였다. 강연자는 이러한 “저항”의 이미지가 극히 “전후적(戦後的)”인 담론의 역학 속에서 형성된 것임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전후”적 사고의 틀이 근대 제국 일본이 지닌 식민지 책임을 간과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야마노구치 바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오키나와여 어디로 가는가」(沖縄よどこへ行く)를, 1950년대 초반 일본 문학계에서 논의된 “저항시”와 “국민문학” 개념과 연결하여 설명했고, 시인이 이 장시(長時)에서 오키나와와 류큐인의 역사를 다루는 방식, 그가 이 시를 통해 자신의 오키나와/류큐 정체성을 수용하고, 그것을 “일본어”로 된 시로 써낸 행위는, 사실상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이자 포스트콜로니얼한 저항이지 않았을까라는 분석을 제시하였다.
발표가 끝난 후에는 청중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오키나와여 어디로 가는가」 시에서 일본어를 ‘야마토구치’로, 영어를 ‘오란다구치’의 읽기로 표현한 배경, ‘국민문학’의 의미와 아시아 인식 등에서의 시대적 차이, 재일(在日)오키나와인으로서의 야마노구치 바쿠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 ‘미국’의 부재 문제, 야마노구치 바쿠의 전전(戰前)과 전후(戰後) 조선에 대한 인식 변화 등에 대한 질의와 추가적 논의가 진행되며 세션이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