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2023년 10월 31일, 제280회 일본전문가 초청세미나가 웨비나로 개최되었다. 20여 명의 참가자가 참석한 가운데 홍수경(洪秀京) 쓰다주쿠대학 국제관계학과 준교수가 ‘제국일본의 총력전과 노동하는 신체: 과학, 네이션, 그리고 젠더’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발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발표자는 먼저 생리학자 데루오카 기토와 구라시키 노동과학연구소에 대해 소개하였다. 해당 연구소는 그의 견인 하에 중일전쟁 발발 직전에 도쿄로 이전하였고, 기업 산하의 연구소에서 탈피하여 재단법인 “일본노동과학연구소”로 재출범하였다. 재출범 이후, 총력전기의 노동력동원정책에 인간과학의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가게 된다.
이어서 발표자는 노동과학연구를 전시 사회변혁과 그 전후적 연속성에 주목하는 전시합리화기획의 일환으로 해석하면서, 산업화시대의 근로하는 “국민”이라는 존재의 경계형성에 개입하는 양상에 주목하여 설명하였다.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현미채식에 관한 담론과 총력전기 전쟁 수행 논리의 접점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발표자는 현미채식의 식영 담론은 어디까지나 비주류 담론이었으나, 물자 절약의 측면에서 현미식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실제로 배급미가 현미로 변경되기도 했다고 답변했다.
이외에 당시 프롤레타리아 운동 및 마르크스주의와 관계되는 맥락, ‘노동과학’이라는 지식편제의 발생 맥락, 제도화된 분과학문들 간에서의 위상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 후 세미나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