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2022년 4월 26일, 제263회 일본전문가 초청세미나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GL룸에서 대면으로 개최되었다. 10여 명의 참가자가 참석한 가운데 오주환 서울대학교 의학과 임상교수가 ‘코로나 팬데믹 국제비교: 한국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발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팬데믹 초기 국면에서, 전세계 각국은 의존할 만한 과학적 지식이 부족하였다. 이러한 조건에서 각국은 서로 다른 역사적 감염성 질환 경험, 위기소통 역량, 신속한 의사결정의 정치적 실행방식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세에서 차이가 컸다. 그중 어떤 국가군은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를 첫 6개월 동안 낼 수 있었고, 이를 상당 기간 지속하였으며, 그 외 대부분의 국가군은 좋지 않은 결과를 내었다.
하지만 팬데믹 대응 성공의 요인은 과학적으로 분석되기보다는 각국이 처한 구조적 조건의 차이를 중심으로 결과를 해석하려는 경향에 다소간 치우쳤다. 적용 가능한 새로운 변화를 정책으로 이끌어내는 데는 다수의 국가가 실패하였다. 초기 대응 실패 국가는 결국 락다운에 의존하는 것으로만 팬데믹을 완화할 수 있었는데 이 대응 방식은 심각한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졌다. 반면 확진자 격리(isolation)와 접촉자 격리(quarantine)를 중심으로 초기대응한 국가들은 적은 인명 피해뿐 아니라 적은 사회경제적 손실을 입는 것으로 그쳤다.
바이러스 변이의 등장과 백신의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인해 초기 대응의 성공 요인의 과학적 해석과 이를 전세계적으로 적용하는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런 국제공조는 없었다. 초기 대응 성공국가들의 운명조차 그후 취한 다른 정책 기조로의 전환에 따라 결과는 다시 서로 상당히 다른 악화 국면으로 변화하였다.
대만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성과를 잘 유지하고 있는 국가로 남고 있지만, 한국은 몇 안 되는 초기 대응 성공국가군에 속했으나, 이젠 세계 최고 사망 수준을 보이는 국가로 전락하였다. 다음 팬데믹에 잘 대비하기 위해, 과학과 정치의 좋은 협업과 분업을 새로 정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 한국과 일본 사이의 확진자 수 격차 관련하여 질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발표자는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인 대응의 핵심은 검사보다는 확진자 및 접촉자의 격리에 있다고 역설하였다. 슬로바키아처럼 전국민에 대해 일제 검사를 실시했더라도 그 검사가 확진자 및 접촉자들의 격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검사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부연하였다.
이외에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정책, 코로나19 대응 정책 자문 팀의 변화, 현재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제언 등의 질의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 후 세미나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