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2022년 5월 3일, 제264회 일본전문가 초청세미나가 웨비나로 개최되었다. 20여 명의 참가자가 참석한 가운데 권연이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원 연구원이 ‘‘시민’주도 정책과정으로서 일본의 NPO정책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발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먼저 발표자는 문제 영역으로서 ‘일본시민사회’에 대해 설명하였다.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재정적자의 악화, 다양한 사회문제의 분출, 정치 참여 요구의 증대를 배경으로 시민 활동을 뒷받침할 새로운 제도의 정비가 요구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98년 NPO법의 제정은 일본 시민사회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기대와는 달리 제도로서 정착하기까지 수 차례의 개정을 반복하였다. 정부와 비영리단체의 관계를 수요-공급의 관점에서 볼 때 공급의 증대가 필요한 합리적 이유가 존재했음에도 NPO의 제도적 기반을 뒷받침할 정책의 제도화는 지체되었다.
발표자는 1990년대 이후 시민 주도로 진행되어 온 NPO정책 형성과정을 정치 제도적 측면에서 설명하고, 55년체제기 자민당 정권하의 정책결정과정과 대비하여 시민 단체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구조에 대해 논하였다. 그 영향력 행사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던 원인과 정책의 제도화가 지체된 원인에 대해서도 덧붙여 논하였다.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먼저 일본 NPO의 법인격 취득 등 제도화와 NPO의 정부 견제 작용 약화의 관련성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발표자는 우선 특정비영리활동법인으로 등록 신청할 경우 ‘NPO 법인’으로서 활동하게 되고, NPO 법인격을 취득하지 않을 경우 ‘임의단체’로서 활동하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일본 학계에서도 이렇게 NPO법의 제정으로 인해 시민단체들이 지나치게 정부 제도화되어 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제도를 이용하면서도 자신들의 정책적 요구를 호소하고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고심하여 성공적인 활동 사례를 보인 시민단체로서 ‘씨즈’ 등의 모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NGO와 NPO 용어 차이, 한국과 일본 시민단체 활동의 특징적인 차이, 일본 내 NPO단체에 대한 신뢰성 저하 문제, 시민단체 혹은 시민운동에 대한 일본의 보수파의 반발 발현 양상, 최근 일본에서 ‘볼런티어’ 용어 사용을 통해 나타나는 기존 시민운동과의 차별성 등의 질의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 후 세미나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