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2022년 3월 8일, 제260회 일본전문가 초청세미나가 웨비나로 개최되었다. 30여 명의 참가자가 참석한 가운데 박상준 와세다대학 국제교양학부 교수가 ‘일본의 경제안정보장추진법: 배경과 내용’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발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발표자는 먼저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의 경과를 소개하였다. 기시다 내각이 들어오면서 내각관방 산하에 ‘경제안전보장법제에 관한 유식자 회의’를 설치했고, 4차례 회의 후 2022년 2월 ‘경제안전보장법제에 관한 제언’을 발표했으며 2월 25일 각의에서 결정되었다. 법안은 2022년 상반기 통상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며, 국회 승인을 거치면 2023년부터 운용될 예정이다.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의 배경 설명이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미중무역 갈등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반도체∙의약품 부문 주요 물품의 공급망 리스크를 절감했다. 과거 중국 보조금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던 미국이나 유럽 연합도 2021년 들어 자국 산업 육성으로 선회하게 되면서, 일본에서도 중국∙한국 등과의 공정 경쟁을 위해 정부 보조금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불거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성장전략에 경제안전보장전략을 포함시키고, 대만 반도체 제조사인 TSMC의 일본 공장에 4000억엔의 지원금을 교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의 중심 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 자율주행, 전기차에서 중요한 반도체, 배터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맥락 역시 배경으로 자리한다.
법안은 다음의 4개 부문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1) 서플라이 체인의 강인화 (2) 기간 인프라의 안전성,신뢰성 확보 (3) 관민 기술협력 (4) 특허 비공개화.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에 이어서 발표자는 경제활동에 정부의 관여 증가, 인권 침해의 가능성, 중국과의 마찰 등 비판점과 향후 과제를 제시한 후,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이 한국 경제 및 사회에 주는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특히 일본 기업이 정치적으로 미국과 공조하며 중국에 거리를 두는 일본 정부의 노선과 별개로, 중국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일본과 정치경제적으로 긴장관계에 있는 한국도 일본 정부와 기업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최근 일본에서 디지털청을 만드는 것을 비롯하여 디지털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과의 관련성에 대해 질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발표자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 문서 자체에도 디지털화를 하면서 경제안전보장이 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는 맥락이 언급되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일본의 디지털화 노력에 대해서는, 일본 사회 전체의 디지털화는 더딜 수도 있겠지만, 일본 기업이나 생산 설비의 디지털화는 앞으로 상당한 진척이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외에 경제안전보장 개념 정의, 3.11 동일본 대진재 이후의 일본 물류 시스템 변화와 경제안보 위협의 관련성, 일본의 군수 산업 투자 및 참여와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의 관계, 경제안전보장추진법안과 아베노믹스의 관련성, 한국과 비교해서 일본에서 기업가의 사회적 지위나 역할 등의 질의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진 후 세미나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