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한국, 일본, 베트남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영정사진을 통해 사자(死者)를 추모하는 방식에 대한 발표가 이루어졌다. 우전 영정사진이 언제부터 어떻게 장례와 제사에 쓰였는지를 추적하고, 각 국가의 추모시설에 영정사진이 쓰이는 의미에 대해 고찰하며, 영정사진을 통해 공공의 기억을 구축해나가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김지혜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영정은 원래 초상화를 일컫는 단어 중 하나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반에서는 초상화 자체가 제의적인 역할을 해온 역사를 내포하고 있다. 서양의 시각매체가 도입되기 시작한 19세기 중후반 동아시아에서 사람의 모습을 재현한다는 것이 서양의 인물 재현과는 다른 관념의 체계 안에서 이해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영정사진이나 초상을 일컫는 용어에서 반복적으로 그림자 영(影)이라는 글자가 등장한다는 점과 관련있는데, 서양에서의 그림자는 원 대상의 부수적 존재인 한편 동아시아에서는 대상의 본질(essence)로 인식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