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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초청세미나

Seminars by Invited Experts

고도소비사회에서 ‘소녀’상의 변용 – 『리본』기의 야자와 아이를 중심으로정보
제목 고도소비사회에서 ‘소녀’상의 변용 – 『리본』기의 야자와 아이를 중심으로
발표자 스기모토 쇼고(杉本章吾)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부교수
일시 2021년 9월 7일 (화) 12:30-14:00
장소 Zoom Webinar
회차 256회
토론
2021년 9월 7일, 제256회 일본전문가 초청세미나가 웨비나로 개최되었다. 30여 명의 참가자가 참석한 가운데 스기모토 쇼고(杉本章吾)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부교수가 ‘고도소비사회에서 ‘소녀’상의 변용 – 『리본』기의 야자와 아이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발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발표자는 먼저 일본의 고도소비사회 체제하에서 ‘카와이(かわいい)’로 대표되는 ‘소녀’의 표상이 사회 일반에 침투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자본 측의 마케팅에 의해 젊은 여성 문화의 다양화가 진행된 현상을 제시하였다. 특히 1990년대에 하이틴층에서는 전통적인 ‘소녀’상에 포섭되지 않는 ‘고갸루(コギャル)’, ‘후시기쨩(不思議ちゃん)’ 등의 문화적 트라이브가 등장하며 젊은 여성 문화의 세그먼트화 현상이 현저하게 나타났다. 한편 1990년대에 초등학생층에서는 여전히 소녀만화잡지가 높은 출판부수를 기록하며 초등학생들의 문화경험의 공통기반으로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발표자는 이때 초등학생 대상의 소녀만화잡지를 전통적인 ‘소녀’ 표상과 새로운 젊은 여성 표상이 교착하는 항쟁적인 장으로서 다시 파악할 필요성이 있음을 피력하였다.
이에 발표자는 각 시대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작가인 야자와 아이(矢沢あい)를 범례로 삼아 그의 작품에 그려진 ‘소녀’상의 변화를 분석하였다. 1991~94년 『리본(りぼん)』에 연재된 「천사가 아니야(天使なんかじゃない)」 에서는 ‘카와이’라는 감성적 미학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주인공의 주체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수단으로써 이용되었다. 주인공은 성장하지 않고 소녀로 남아있고 싶어하며, 자신의 꿈보다는 남자친구의 꿈에 대해 얘기한다. 그런데 1995~97년에 연재된 「내 남자친구 이야기(ご近所物語)」에서 야자와 아이의 작품 최초로 자신의 꿈을 자발적으로 추구하는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타난다. 여전히 연애에 관해서는 수동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꿈을 추구하고 보다 개성을 중시하는 인물상이 그려지고 있다.
「내 남자친구 이야기」에서 개성화에 대한 지향이 일어난 배경에는, 섹슈얼리티를 내세웠던 ‘고갸루’계 문화권에 대항하는 전략으로서 『큐티(CUTiE)』 문화권에서 개성을 내세웠던 사실이 자리한다고 발표자는 분석하였다. 실제로 「내 남자친구 이야기」에서도 ‘고갸루’형 인물 마리코가 주인공 미카코의 적대자로 등장한다. 그러나 미카코와 마리코는 이성과의 연애에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소녀’적 심성을 공유함으로써 심리적 거리를 좁히고 화해한다. 즉 이 작품에서는 전통적인 소녀 이미지가 세그먼트화되었던 젊은 여성의 연대를 재구축하는 매개항으로서 기능한 것이다. 이는 젊은 여성의 세그먼트화에 대한 『리본』의 회답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내 남자친구 이야기」에서 ‘고갸루’로서 마리코는 최종적으로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하고 학교에서 퇴학당하는 결말을 맞이한다. 이는 『리본』이라는 초등학생 대상의 미디어와 『큐티』적인 문화권을 접합한 「내 남자친구 이야기」에서의 필연적인 귀결이었을 것이라고 분석되었다.
발표자는 이후 『리본』에서 ‘고갸루’가 주인공이 된 만화, 후지이 미호나(藤井みほな)의 「GALS!」(1991~2001)를 선보인 것을 통해 『리본』에서 고갸루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먼저 1980~90년대에 젊은 여성 문화가 세그먼트화되는 현상에 『큐티』나 ‘고갸루’계의 『에그(egg)』 같은 잡지들이 실제로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발표자는 『큐티』, 『에그』 잡지 각각에서 스트리트 문화의 최신 현황을 실제 거리에서 조사하여 전국적으로 발신하는 기획이 인기를 끌었던 현상을 소개하였다. 물론 매스 미디어 쪽에서 ‘고갸루’ 등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발신함으로써 그 이미지를 ‘위에서 아래로’ 형성한 측면도 있으나, 이러한 잡지를 통해 ‘아래에서 위로’의 강한 움직임도 젊은 여성 문화의 세그먼트화 현상에 작용했다는 사실을 설명하였다.
이외에 1990년대 일본에서 잡지라는 미디어의 위상, 1990년대 이후 초등학생과 소녀만화잡지라는 미디어의 관계 양상, 표상문화론이라는 연구방법론을 실제로 수행하는 과정,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여자아이들의 수동성보다 주체성이 부각되어 그려지는 변화 양상에 대한 보충 설명, 초등학생 대상 소녀만화잡지의 세그먼트화 상황 등의 질의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진 후 세미나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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